지난 10월 우리 회사는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족에 외가방문 프로그램을 마련, 후원금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때 우리 회사 지원으로 고향방문을 하고 온 박유리 씨가 소감문을 보내왔습니다. 전남 해안군 신안리에서 남편과 함께 4남매를 키우고 있는 박유리 씨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박유리 씨는 필리핀 출신으로, 지난 2001년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이주했습니다. 비록 살림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남편과 농사를 지으며 행복한 삶을 꿈꾸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빚만 늘어나 결국 부도를 맞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후 해남에서 운영하는 자활센터에서 월 70만원을 받으며 개인회생에 전념했습니다.
그 와중에 박유리 씨의 고향 필리핀에서도 나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어머니가 노환으로 척추골절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형편상 선뜻 큰 돈이 드는 비행기 티켓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에 매일 밤을 눈물로 보냈습니다.
이런 이들 가족에게 올해 10월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남편 회사의 추천으로 ‘KBS 현장르포 동행’에 출연하게 되면서 상황이 많이 좋아진 것입니다. 힘든 상황에도 서로 위로하고 다독이며 살아가는 부부의 사연이 방송된 후 많은 분들이 후원해 주었고, 이들의 도움으로 개인회생에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필리핀의 친정어머니 병문안을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죄스러운 마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이때 이들 가족에게 두 번째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우리 회사의 외가방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것입니다.
2003년 이후 9년간 고향에 가보지 못했던 박유리 씨 가족이 지난달 29일, 2주간의 일정으로 고향 필리핀에 다녀왔습니다. 어머니가 살아계신 동안 다시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는 박유리씨. 2주간의 방문 모습을 사진과 함께 감사편지에 담아 보내왔습니다. 다음은 그 전문입니다.
9년만에 다시 만난 꿈에 그리던 어머니…살아생전 찾아 뵌 것만으로 행복합니다.
저는 2001년 7월에 결혼해 이듬해 필리핀을 한번 다녀온 후 시부모님을 모시고 아이 넷을 키우며 가정생활을 하느라 9년 동안 한번도 친정엄마를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친정에서 3남3녀의 막내딸로 태어났으며, 저의 아버지는 제가 8살 때 돌아가셔서 그 후로 친정엄마가 저희 6남매를 키웠습니다. 어머니와 가끔 전화를 하면 막내딸이 보고 싶다고 우셨는데 현대종합상사 덕분에 이제 그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오랜만에 고향에 가니 친구들은 왜 놀러 안 오냐고 하지만 저는 필리핀에 머문 2주일 동안 언제 다시 엄마를 볼 수 있을까 싶어 내내 엄마 곁에만 있었습니다. 한국생활하며 힘들었던 점, 좋았던 점, 아이들과 사위 이야기 등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하느라 밤이 새는 줄 몰랐습니다. 비록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친정엄마는 둘째 언니네가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형부가 기사 일을 하고 이제 다 자란 큰조카가 경제적으로 도와주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언제 다시 필리핀에 가게 될지 모르지만 엄마 살아 계시는 동안 다녀와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현대종합상사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번 필리핀 방문은 저나 저희 아이들에게도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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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현장르포 동행>에서 박유리 씨 가족의 필리핀 방문을 포함해 변화된 생활이 소개된다고 합니다. 방송시간은 11월29일(목) 오후 11시40분입니다. 잠시 시간을 내 우리가 함께 만든 행복의 현장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