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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뉴델리 지사 터줏대감 존 부장 “상대를 아는 것이 영업의 핵심이죠!”

JAN 17, 2018

지난 12일 현대종합상사 선박플랜트팀이 나이지리아 최대 기업 단고테 그룹이 추진하는 정유/석유화학 단지 건설 사업에 화공플랜트 기자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거래 성사의 실무 주역은 본사 선박플랜트팀의 김진영 사원과 지난 30년 동안 현대종합상사의 프로젝트 분야 전문가로 일해온 뉴델리 지사 존 부장입니다. 문화홍보팀은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약을 성사시킨 뉴델리 지사 존 부장의 영업 성공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이번 프로젝트 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하셨다면서요!
= 놀라웠죠! 마침내 거래를 확보했다는 자부심, 성취감, 안도감에 마음이 놓였죠. 참 뿌듯했어요.

■ 이번 거래 전반에 관해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 현대종합상사와 뉴델리 지사는 아프리카 서부 나이지리아의 최고 대기업 단고테 그룹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거래를 성사시켰어요. 단고테는 현재 나이지리아 레키 자유무역지대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에 속하는 정유/석유화학 단지를 건설 중입니다.

 

 

▲ 단고테 그룹이 건설 중인 나이지리아 레키무역지대 정유/석유화학단지 <출처: Daily Trust 2018.01.07>

단고테가 진행하는 정유/석유화학 단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로 정유공장에만 약 100억 달러가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장은 내년 말쯤 완공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참고로 단고테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t) 기업을 통해서 합니다. PMC란 발주처를 대신해서 사전에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적격심사(PQ)를 하거나, 입찰서 작성과 입찰 제반 사항을 관리하는 일을 말합니다. 이번 거래에서는 인도 뉴델리의 엔지니어링 회사(Engineers India Limited)가 PMC를 맡았습니다.

우리 회사는 단고테 프로젝트 참가 성사를 위해서 현대중공업과 2014년부터 긴밀하게 협력해 왔어요. 이미 지난 2016년에 한화 약 600억 상당의 중량 플랜트 장비(RFCC Reactor / Regenerator)를 공급했고, 2017년에는 디젤 발전소에 화공기자재를 공급한 실적도 있어요. 이번에 Mounded Bullet(LPG 저장탱크)이라 불리는 또 다른 플랜트 기자재를 새로 수주하게 된 것이죠. 이 아이템은 총 15개로 전체 무게만 약 2만t에 달합니다.

■ 이번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 PMC를 맡았던 인도 뉴델리의 엔지니어링 회사(Engineers India Limited)와 맺은 좋은 관계 덕에 우리 뉴델리 지사는 멀리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 진행하는 해당 프로젝트 정보 내용을 잘 알 수 있었어요. 정보를 잘 알면 어떻게 움직여야 수주할 수 있는지, 그 방법도 알게 되죠.

사실 단고테는 이미 한차례 입찰을 통해 중국의 한 회사에 화공기자재를 발주한 상태였어요. 그런데 기술 문제가 발생해서 재입찰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경쟁사였던 인도 로컬 업체, 중국 제조사와 함께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발주처에서는 이전에 겪은 발주 취소 때문에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신속한 제품 제조와 배송을 요구했습니다. 제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빠른 납기가 아주 중요한 솔루션이었다는 거죠. 우리는 열띤 협상 끝에 총 15개에 이르는 관련 기자재를 19개월 이내에 공급한다는 빠듯한 스케줄에 동의했습니다. 납기를 줄일 수 있는 실력이 바로 경쟁력인 거죠.

하지만 협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중국 업체로부터 기준 이하의 낮은 가격을 봤던 단고테는 가격 협상에서 엄청난 네고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고테에 “현대중공업은 단고테가 요구하는 품질과 납기를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러려면 가격도 그에 걸맞아야 한다”라며 우리의 확신을 전달하면서, 현대중공업의 품질 좋은 장비를 구매함으로써 단코테가 얻는 장점을 어필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가격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었죠.

 

▲ 단고테 그룹에 납품할 화공기자재 Mouded Bullet (현대중공업 제공)

■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나요?

=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우리가 그린 계획을 망치고자 뛰어든 경쟁사들과 싸우는 일이었죠. 그들은 지나치게 낮은 가격과 배송 조건을 제시했어요. 고객에게 현실과 신뢰를 확신시키는 데 정말 많은 힘이 필요했어요. 게다가 인도 뉴델리에서 멀리 나이지리아 라고스와 커뮤니케이션하며 협상한다는 건 정말 상당한 도전 과제였습니다.

적을 잘 아는 것이 전투에서 승리하는 핵심이더군요. 라고스에서 진행된 최종 가격 협상 자리에서, 우리는 중요한 정보들을 꿰뚫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예를 들면 경쟁사의 움직임, 적기 배송의 중요성, 고객 선택, 단고테 최고경영진의 생각 같은 것이지요. 우리는 단고테 경영진에게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우리의 능력과 명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당당히 요구하였습니다.

가격 협상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 시의적절하게 모든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인데, 현대중공업의 긴밀한 협조와 설득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덕분에 고객과 서로 수용 가능한 선에서 가격을 협상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우리의 모든 노력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고, 결국 우리는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됐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 이번 거래 성사를 위해 지원해주신 본사와 뉴델리의 동료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습니다’라고 로버트 프로스트는 말했습니다. 새해가 막 시작되었지만, 저의 여정은 여전히 계속될 것입니다.